"일방적 인상" 반발하며 단체행동 돌입 예고…남은 기간 협상도 지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신선미 기자 =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대형 시멘트 업체의 시멘트 가격 인상 통보에 반발해 내달 10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파업을 전제로 하되 남은 기간 시멘트 업계와 가격 협상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 레미콘업체로 이뤄진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10월 10일부터 조업 중단(셧다운)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조업 중단 기간에 대해서는 "일단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조업 중단이 무기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레미콘업체는 이달 시멘트 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세금계산서를 내달 중에 받게 되는데 일단 내달 10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고 시멘트 업체와 건설사들의 반응을 지켜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결국 레미콘 가격도 인상해야 하고, 이를 건설사가 수용해야 하는데 일단 파업을 하면서 양측의 입장을 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삼표시멘트[038500]는 이달부터 t당 시멘트 공급 단가를 10만5천원으로 11.7%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성신양회[004980], 한라시멘트도 10만5천∼10만6천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각 업체에 통보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t당 시멘트 가격을 17∼19% 인상한 바 있다.
시멘트 업체들이 올해만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하자 중소 레미콘업계는 일방적인 가격 인상 통보를 철회하라면서 가격 인상을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중소 레미콘업체 대표 700여명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시멘트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에 시멘트 업체들의 불공정 거래 사례 조사도 요구했다.
다만 시멘트 업계와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측은 "시멘트 업계가 전향적으로 나오면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도 "레미콘사들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시멘트, 레미콘 업계 담당자를 불러 양측의 입장을 듣고 원활한 합의를 당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실제 세금계산서가 끊기는 다음달까지 시멘트 가격에 대한 점진적인 협의를 진행해 '셧다운'으로 인한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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