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비상] ②킹달러·중국경기 등 악재 산재…1,400원 갈수도

입력 2022-09-04 05:44   수정 2022-09-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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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비상] ②킹달러·중국경기 등 악재 산재…1,400원 갈수도
3개월도 안 돼 60원 넘게 상승…1차 저항선은 1,365∼1,380원대
"9월 변곡점 될수도…이달 ECB 통화정책회의·FOMC 지켜봐야"
"미국 11월 중간선거도 변수…선거 앞두고 고강도 긴축 지속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3개월도 안 돼 1,360원을 넘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킹달러'(달러 초강세) 등으로 환율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1차 저항선을 1,365∼1,380원대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을 압박하는 악재가 많아 1,4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킹달러에 중국 경기 둔화, 무역적자 등 환율 상승 압박 요인 널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다.
완화가 기대됐던 달러의 강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난달 잭슨홀 미팅 연설 이후 다시 촉발됐다.
시장은 연준의 정책 전환을 기대했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했다.
이후 강도 높은 긴축을 시사하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슈퍼 달러'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9.6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109.99까지 올라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등으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나타났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원화의 약세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2천3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무역수지 적자는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달러가 더 많은 것으로 국내 달러 공급을 줄여 원/달러 환율 상승을 유발한다.
올해 겨울 우려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대란도 원화 약세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LNG 가격은 올라가고 대부분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해진다.


◇ "올해 1,400원 돌파 가능성…9월 ECB·FOMC 등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환율이 오를 것이라며 1차 저항선을 1,365∼1,380원대로 봤다.
다만 현재 환율이 사실상 전례 없는 수준이고, 시장 불안에 상단을 계속 높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4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올해 고점을 1,365원 정도로 봤는데, 시장에서 경계 심리가 고조되면 오버슈팅(단기 급등)이 나올 수 있다"며 "1,400원까지도 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현 상황에서는 1,4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상단을 확인하려는 투기성 베팅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 역시 "일차적인 심리적 저항선은 1,380원 정도"라면서도 "1,400원도 가능은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로는 9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꼽았다.
문 연구원은 "9월이 환율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며 "9월 ECB 회의와 FOMC까지는 시장의 경계심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연구원도 "대외적으로는 9월 ECB 회의와 FOMC가 제일 중요하다"며 "이때까지 달러 강세 기조는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11월 중간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데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1,370∼1,380원까지는 열어놓고 보고 있지만 1,400원을 터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불확실한 측면이 남아있다고 보고,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올 때마다 긴축 완화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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