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발사 시도 앞두고 카운트다운 중단…로켓 엔진서 수소 연료 누출
기계적 결함으로 연거푸 취소…'50년 만의 달 탐사' 프로젝트 차질
(로스앤젤레스·뉴욕=연합뉴스) 정윤섭 강건택 특파원 = 50년 만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Ⅰ 임무 수행을 위한 로켓 발사가 또 실패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3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Ⅰ 미션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 엔진 하단부에서 연료인 액체 수소가 누출되는 것을 감지해 카운트다운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발사팀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로켓 연료 탱크에 약 100만 갤런(378만L)의 초저온 액체 수소 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압력이 높다는 경보가 울리면서 탱크에 연료를 채우는 일이 잠시 중단됐고, 이후 연료 주입을 재개했지만 몇 분 뒤 로켓 바닥의 엔진 부위에서 연료가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료 누출이 이어지자 발사를 책임지는 찰리 블랙웰-톰슨 디렉터는 오전 11시 17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비행 취소를 선언했다. 카운트다운 시계는 2시간 28분 53초에서 멈췄다.
이번 발사는 두 번째 시도였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NASA는 지난달 29일 SLS를 발사하려 했으나 똑같은 연료 누출 문제를 겪었고 로켓 엔진의 온도 센서 결함, 단열재 균열 현상까지 발견돼 첫 발사를 연기했다.
NASA는 이번 2차 시도에 앞서 첫 번째 시도에서 나타났던 기술적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날씨가 아닌 기술적 문제로 로켓 발사가 두 차례 무산된 가운데 세 번째 발사 시도 여부 등 향후 일정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NASA는 이날 발사를 취소한 뒤 "엔지니어들이 추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3차 발사 시도는 일정만 놓고 보면 이달 5∼6일도 가능하지만, 기술적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달로 발사를 연기할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기술적 문제 해결과 수리를 위해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을 조립동으로 옮길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다음 발사는 10월 하순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케네디 우주센터 인근 해변에는 미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 최대 40만 명으로 추정되는 관람 인파가 몰렸으나 발사가 또 취소되면서 발길을 돌렸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아르테미스 1단계인 이번 미션은 NASA가 제작한 추진체 중 가장 강력한 대형 로켓 SLS에 인간 대신 마네킹을 태운 캡슐 '오리온'을 탑재해 발사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달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왕복 비행을 한 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 바다에 착수(着水)하는 것으로 예정돼있다.
이번 미션의 주된 목적은 우주 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우주선과 장비가 제대로 제작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ASA는 실제 우주비행사를 모사해 인체와 유사한 물질로 마네킹을 제작했다.
이번 비행은 아르테미스 임무의 전체 일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첫 단추지만, 발사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단계가 성공해야 2단계인 2024년 유인 비행, 3단계인 2025년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으로 이어진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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