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연설한 펜실베이니아서 FBI 압수수색 이후 첫 대중행보
"수사는 충격적인 권력 남용…중간선거는 부패 세력에 대한 투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과 지지자들이 나라의 근본을 위협한다고 비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미국의 적'(enemy of the state)으로 규정하며 적극 반격에 나섰다.
AFP, DPA,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집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역대 미국 대통령 연설 중에서 가장 포악하고 혐오스러우며 분열을 초래하는 발언으로 7천500만 명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앞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이른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을 극단주의 대표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당시 사용했던 캐치프레이즈다. MAGA 공화당원은 여러 논란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내 세력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지난달 8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의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를 전격적으로 압수 수색 한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식 정치 행보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자신에 대한 FBI 수사가 '사악하고 미친 듯한 박해'이자 '정의의 졸렬한 모방'이라면서 "중요한 정치적 상대의 집을 침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주 전에 미국의 자유를 위협하는 매우 생생한 사례가 있었다"며 "우리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권력 남용 사례를 지켜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무도 보지 못한 블랙래시(blacklash·흑인들이 인종차별 발언 이후 보이는 부정적 반응) 같은 것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민주주의를 악화하지 않고 구하려 한다"며 "민주주의의 위험은 우파가 아닌 급진 좌파에게서 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을 되찾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2024년에 우리가 훌륭한 백악관을 되찾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FBI를 싸잡아 맹비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간선거가 "조 바이든과 급진적인 민주당의 극단주의와 부패에 대한 국민투표"이자 "치솟는 물가와 광란의 범죄에 대한 국민투표"라면서 공화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후보인 메흐멧 오즈 후보와 경쟁할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를 "가장 위험한 민주당원이자 비주류 극좌"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페터만 측은 "트럼프와 오즈 박사가 더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잇따라 방문한 펜실베이니아주는 11월 중간선거 결과를 판가름할 중요한 경합주로 꼽힌다.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8만여 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고,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만4천여 표 차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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