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권자 "북한보다 중국이 안보에 더 위협"…방위력 강화 찬성 다수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대만 정세 및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양국 해군이 일본 홋카이도 인근 해상에서 기관총 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지난 3일 오후 홋카이도 서부 해안 가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프리깃함 3척과 중국 해군의 구축함 1척, 프리깃함 1척, 보급함 1척이 활동 중인 것을 일본 해상자위대가 확인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들 군함은 기관총 사격을 실시하기도 했고 4일 오전 홋카이도와 사할린 사이의 소야해협을 통과해 오호츠크해 쪽으로 이동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격한 수역은 동해이며, 일본 정부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규정하고 있는 해역 바깥쪽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번 양국 해군 연합훈련은 지난 1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된 러시아 주도 다국적 군사 연습인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의 일환이다.
앞서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지난 2일 러시아 국방부 영상이라며 양국 해군이 동해 북부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동영상에는 중국 해군 최신예 055형 구축함인 난창함과 미사일 호위함인 옌청함 등이 참가한 것이 확인됐다.
난창함에는 중국과 러시아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도 동영상에서 보였다.
일본 정부는 호위함, 미사일정(艇), P-3C 초계기를 보내 중국과 러시아 군함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국 정치인이 지난달 잇따라 대만을 방문한 것에 반발해 중국이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8월 한 달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군용기를 400대 넘게 진입시키는 등 무력 시위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경계감이 고조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2∼4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이 일본의 안보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72%였는데 중국이 일본의 안보 위협이라는 답변은 81%를 기록하는 등 북한보다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5년 이내에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며 방위비 대폭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요미우리의 여론조사에서 방위력 강화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70%로 반대 의견(24%)의 3배에 육박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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