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3배 높아지며 연료주입 연결장치 밀폐 손상…발사대서 수리 여부 고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2차 발사 시도마저 중단시킨 아르테미스(Artemis)Ⅰ' 로켓의 수소연료 누출은 초기 연료주입 단계에서 잘못된 지시로 연료주입선의 압력이 높아진 데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지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공식블로그를 통해 "발사 관제 요원들이 -217℃로 냉각된 연료를 탱크에 채우기 전에 연료선과 추진시스템을 냉각하는데, 부주의한 지시로 시스템의 압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력 상의 충격이 밀폐된 부위를 손상해 누출이 일어나게 했는지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엔지니어들이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아르테미스 미션 매니저 마이크 새러핀도 기자회견을 통해 수소 누출이 연료주입 시스템에 잘못된 지시가 입력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면서 1제곱인치당 20파운드로 유지돼야 할 연료주입선의 압력이 몇 초간 60파운드까지 높아졌다고 했다.
이런 압력 증가가 연료주입선과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연결하는 장치의 개스킷을 손상해 수소연료 누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수소는 주변 공기에 집적 농도가 약 4%를 넘어서면 폭발 위험이 있는데 누출 당시에는 이 기준의 2∼3배에 달했다고 한다.
발사장 엔지니어들은 직경 20㎝의 연료주입선이 이어진 로켓 하단의 연결 장치에서 수소 누출을 확인한 뒤 밀폐 부위를 다시 끼우는 방식으로 세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지난달 29일 1차 발사 시도 때도 같은 부위에서 수소가 누출됐지만, 당시에는 누출 차단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주변 공기의 수소 농도가 4% 이하로 유지되며 극저온 연료를 53만7천 갤런까지 주입했으며, 발사 중단과는 관련이 없었다 .
NASA는 현재 케네디우주센터 38B 발사장에 세워져 있는 SLS 로켓의 수소누출 문제를 발사대에서 해결할지 아니면 조립동으로 옮겨 수리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약 6.5㎞ 떨어진 조립동으로 옮겨 실내에서 수리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문제가 된 수소 누출은 극저온 연료를 직접 주입해야 알 수 있는 만큼 발사대에서 수리하고 소량의 연료를 흘려보내 수리가 됐는지 최종 확인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총 길이 98.1m로 32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SLS 로켓은 25일로 설정된 '비행종료시스템' 배터리 재설정을 위해서라도 어차피 조립동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로켓이 경로를 이탈해 민간 거주지역에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설치된 이 시스템은 조립동에서만 재설정이 가능하다.
달과 지구의 위치, 오리온의 태양광 충전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아르테미스Ⅰ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기간으로 설정된 '발사의 창'은 6일 닫힌 뒤 이달 19일부터 내달 4일까지 다시 열린다.
이때 14차례 걸쳐 2∼120분간 발사의 창이 열리지만 내달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발사일정과 겹쳐 내달 17~31일 11차례 열리는 발사의 창을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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