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한 캐나다 게임스트리머 소렌티 생명 위험한 수준"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의 인터넷 인프라 서비스 제공업체가 성소수자를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글이 다수 게시된 인터넷 게시판을 서비스망에서 차단했다고 미국 방송 CNN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서버·보안 등 인프라 서비스 제공업체 클라우드플레어는 3일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소수자를 혐오하고 위협하는 글의 '생산지'로 비판받는 인터넷 게시판 '키위 팜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키위 팜스에서 캐나다의 트랜스젠더 게임 스트리머인 클라라 소렌티에 대한 혐오글이 최근 부쩍 늘어나 그의 생명을 위협할 수준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게시판에는 소렌티를 비방하면서 그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급기야 소렌티는 위협을 느껴 수주 전 북아일랜드 지인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그곳의 정보까지 공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클라우드플레어 CEO 매튜 프린스는 회사 블로그에서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며 "우리는 인터넷 인프라 제공업체일 뿐이라는 점에서 위험하면서도 곤혹스러운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키위 팜스에서 최근 48시간 동안 특정인을 상대로 한 공격적인 글이 폭증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러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플레어가 특정 사이트에 대한 서비스를 차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2017년과 2019년 신나치 등 극우 사이트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그동안 소렌티와 그의 지지자들은 클라우드플레어에 키위 팜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는데 회사는 지난달 31일만 해도 이 요청을 완곡히 거부한 바 있다.
당시 프린스 CEO는 블로그에 앞선 두 사이트 서비스 중단 사례를 언급하면서 "그 이후 일부 전제주의 정권에게서 인권 단체 사이트의 보안 서비스를 끊으라는 요청에 시달렸다"는 글을 올리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후 우리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우리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전화로 불법적인 이야기를 해도 전화선을 끊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피해자가 온라인 괴롭힘을 피해 해외로 거처를 옮겼음에도 목숨을 위협당하는 상황까지 악화하자 다시 서비스 중단이라는 강경한 조치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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