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너지장관 "가스공급처, 서방서 아시아로 전환에 속도낼 것"

입력 2022-09-06 09:02  

러 에너지장관 "가스공급처, 서방서 아시아로 전환에 속도낼 것"
중·러 가스관 추가건설 착수 임박…"LNG 생산도 확대할 것"
"러 에너지산업, 서방 제재 적응 중…유럽, 2027년까지 러 가스 못끊을 것"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서방에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아시아로 돌리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슐기노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타스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개시하는 사업의 자재가 현재 거의 준비됐다. 기업들이 관련 주제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행 가스관 추가 건설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증대에 힘입어 러시아가 기존의 가스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주요 고객이던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있지만 러시아 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이다.
슐기노프 장관은 "계획상 (중러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2'의 공급 용량은 거의 연간 500억㎥가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이동성이 크고 국제시장에서 잘 팔리는 LNG 생산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3천600만∼4천300만t 수준인 러시아 극동 석유수출항 코즈미노의 화물환적 능력이 다음달까지 최대 700만톤가량 확장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도 서방에 수출하던 에너지 자원을 돌릴 계획이라면서, 러시아 에너지 산업이 서방의 제재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현물가격 상황은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유럽은 LNG 생산을 늘리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기댈 곳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슐기노프 장관은 러시아의 올해 천연가스 생산량이 전년 대비 7%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원유와 석탄 생산량도 EU의 금수 조처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각각 2%와 6%씩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인도, 중동이 구매를 늘리고 있어서 강한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됐다. '다극(多極) 세계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5일 개막한 올해 동방경제포럼은 8일까지 열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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