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도 다국적 훈련서 육·공군 합동 훈련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다국적 훈련에 참가한 중국군이 외국 영토에서의 반격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데다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이 이 같은 훈련 사실을 공개한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6일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러시아 주도 다국적 군사훈련인 '보스토크(동방)-2022(9월 1∼7일)'의 일환으로 지난 3일 극동의 프리모르스키 변경주에 있는 세르게예프스키 훈련장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육·공군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주력 전차와 공격헬기, 전투기 등을 동원한 이 연습은 육군과 공군 합동으로 외국 영토에서의 방어와 반격을 연습한 것이었다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CCTV 등의 보도에 따르면 훈련에서 중국군 99식 주력 전차와 04A식 전차로 구성된 전방 방어 집단은 35mm 대공 자주포와 이동식 대공 미사일의 엄호 아래 공격을 진행했다.
동시에 중국군 곡사포가 무장한 적대 세력을 제압하고, 공중에서 8대의 J-10B 전투기로 구성된 공격팀이 적의 대공미사일시스템을 향해 정밀 공격을 퍼붓는 훈련도 했다.
중국군 육상전술집단 부사령관인 장자오성 대령은 CCTV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을 통해 "완비된 전투 준비가 부족한 역외 환경에서의 전술에 대해 새롭게 탐색했다"며 "다른 병종과의 정밀한 협력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은 낯선 전장에서 지휘 시스템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복수의 병종을 체계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배치했다면서 "익숙하지 않은 전장 환경에서 조직화한 전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음을 보여줬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동해에서 지난 2일부터 합동 훈련 중인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지상군을 지원하는 훈련을 할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힌 바 있다.
군함의 지원까지 이뤄지면 중국군은 러시아 땅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육해공 합동 전투 시스템을 점검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해협의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관영 매체가 이번 훈련을 '해외에서의 반격 훈련'으로 규정하며 보도한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중국은 중·러 밀월 관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는 선을 그어왔고, 다른 국제 분쟁에도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꺼려왔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 공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미·중 전략경쟁의 전개 상황에 따라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동북아 다른 나라 등 외국 영토에서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거나 대만 통일 작전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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