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직책은 유지…총리직 재도전 관측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6일(현지시간) 이임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신을 역할을 마친 부스터로켓에 빗대며 후임 리즈 트러스 총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아침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이임사를 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난 기능을 다 한 부스터 로켓과 같다"며 "대기권에 부드럽게 재진입해서 태평양 멀리 떨어진 구석에 보이지 않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대 로마의 정치인 신시나투스처럼 다시 쟁기를 들고 새 정부에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신시나투스는 위기 상황에서 짧게 헌신한 뒤 다시 작은 농장으로 돌아간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끝까지 사임하지 않고 외무장관으로서 자신의 곁을 지킨 트러스 총리의 당선을 두고 "예상치 않게 릴레이경주가 됐다"며 "모든 단계마다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사임을 전하고 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곧이어 트러스 총리가 여왕을 만나 정식 임명을 받는다.
이 절차는 통상 버킹엄궁에서 이뤄졌지만 이번엔 고령인 여왕의 편의 등으로 이임·신임 총리가 각자 공군기를 타고 먼 거리 이동을 하게 됐다.
존슨 총리는 총리에서 물러나지만 평의원직을 유지한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도 여전히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측근들은 그가 일단 강연, 기고 등으로 돈을 벌어둘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더해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서 총리직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카이뉴스는 존슨 총리가 복귀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배제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가 하원에서 도전적인 자세로 소란을 일으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컴백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그러나 하원 특권위원회 조사에서 그가 파티게이트 관련 거짓말을 했다는 결론이 나면 징계를 받거나 심하게는 의원직이 박탈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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