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비판…"우리는 겨울 에너지 문제 없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대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발칸 3개국 순방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유럽의 태도와 제재는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만약 당신이 이렇게 나온다면, 나는 이렇게 하겠다'는 수준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그가 가진 모든 무기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천연가스도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은 올해 겨울 심각한 (에너지) 문제를 겪을 것 같다"며 "우리는 그런 상황이 없다"고도 했다.
튀르키예는 서방과 반서방의 중간자적 입지를 활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간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다.
3월에는 평화회담을, 7월에는 흑해를 통한 곡물수출 협상을 중재했다.
그러나 사안별로 일관성 없는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달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수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위해 개최한 '제2회 크림 플랫폼'에서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반환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미국으로부터 러시아의 제재 우회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받았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또한 스웨덴,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찬성하겠다고 했지만, 반대급부로 요구한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찬성 입장을 철회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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