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탄압에 미얀마 탈출 시도 끊이지 않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집단 학살 사태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목숨을 건 탈출은 계속되고 있다. 로힝야족 50여 명이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태국에서 구조됐다.
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로힝야족 남성 10명이 작은 보트를 타고 태국 남부 사뚠주 랑구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던 중 어민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작은 부유물에 의지해 바다에 간신히 떠 있던 이들은 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배에 탄 같은 로힝야족들이 자신들을 배에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로힝야족 수용 시설이 있는 미얀마 라카인주를 떠나 인도네시아로 가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을 가득 태운 보트가 악천후에 손상돼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당국은 수색을 확대해 인근 작은 섬에서 남성 31명, 여성 8명, 어린이 2명 등 로힝야족 41명을 발견했다. 이들 역시 굶주림과 탈수증으로 매우 지친 상태였다.
경찰은 이들이 앞서 발견된 10명과 같은 보트를 타고 있었는지, 어느 나라로 가려고 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2017년 8월 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경찰 초소 등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토벌에 나섰다.
군은 이를 빌미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은 초토화되고 수천여 명이 사망했다. 로힝야족 74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라카인주에 남아 있는 로힝야족은 여전히 계속되는 당국의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처벌받거나 밀항 시도 중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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