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안전 위해 필요시 폐쇄도 검토"

입력 2022-09-07 20:07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안전 위해 필요시 폐쇄도 검토"
"러시아군 철수하고 유엔 평화유지군 상주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발전소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렉 코리코우 우크라이나 국립원자력·방사능 안전감독국 대표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만약 원전을 꺼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스위치를 끄는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운영에 필요한 외부 전력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차단된 상태로, 당장은 자체 생산한 전력으로 최소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태가 길어진다면 백업 디젤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디젤 연료 보충이 극히 어려워졌다고 코리코우 대표는 말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연료가 바닥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원자로가 손상되고 외부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전날 원전 사찰 결과 보고서에서 원전에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고, 이로 인해 원전 내 냉각 시스템이 손상될 경우 대형 사태인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의 페트로 코틴 대표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한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구했다.
코틴 대표는 전날 IAEA가 당사국 동의를 전제로 원전의 보호구역 설정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유엔 평화유지군이 상주하고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3월 초 러시아군이 점령한 뒤 원전 시설과 주변을 둘러싼 교전이 끊이지 않으면서 핵 재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IAEA 사찰단이 현장을 방문해 원전 피해 상황과 안전 대책을 점검한 뒤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찰단은 원전의 노심용융 사태를 우려하면서 원전의 안전을 위해 포격을 중단하고 주변을 비무장 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제안에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러시아는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또한 IAEA가 서방의 압력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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