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공격 확인…"러 핵무기 사용 따른 핵분쟁 배제 못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연이어 발생한 크림반도 내 폭발 사건에 대해 자국군의 공격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7일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린폼에 마하일로 자브로드스키 의원과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대부분의 러시아인은 전쟁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전쟁의 손실과 비용, 실패를 고통스럽게 느끼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로 전장을 옮긴 것은 이와 관련한 올바른 접근 방식의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키 공군 비행장을 비롯해 크림반도의 적 공군 기지에 일련의 성공적인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다"고 덧붙였다.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에서는 지난달 9일 사키 공군 비행장을 시작으로 러시아군 시설과 탄약고에서 잇따라 폭발이 일어났다.
사키 공군 비행장 폭발 당시 러시아는 취급 부주의로 탄약이 기폭돼 사고가 났으며, 1명이 숨졌으나 전투기는 파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위성 사진에서는 비행장에 있던 군용기 9대가 파괴된 모습과 함께 정밀 타격의 결과로 보이는 분화구가 다수 확인됐다.
이후 1주일 만인 16일 다시 잔코이 지역 탄약고에서 폭발이 발생해 발전소와 철로가 파괴되자 러시아는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가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이들 사고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장거리 무기 또는 특수부대를 활용한 작전이었다는 고위 관계자들의 비공식적 언급과 관련 추측이 끊이지 않았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특정한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직접적 위협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국이 3차 세계대전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제한적 핵 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대량 살상 위협에 대응하거나 국가 존립이 위협받는 경우 등 비상 상황에만 핵무기를 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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