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일정 4주 뒤로 미뤄달라"는 머스크 요청은 기각돼
트위터, 머스크 문자 공개…"3차 대전 탓하며 인수 번복"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무효로 하기 위한 소송에서 트위터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활용할 예정이어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기업 간 분쟁을 다루는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은 7일(현지시간) 최근 트위터 보안이 취약하다는 폭로를 한 내부 고발자 피터 자트코 전 보안 책임자의 주장을 머스크 측이 소송 증거자료로 인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 측 알렉스 스피로 변호사는 성명을 내고 "법정에서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올해 4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으나, 석 달 뒤인 7월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
트위터는 이에 계약 이행을 강제하는 소송을 냈고, 머스크는 가짜 계정 현황을 제공한다는 계약상 의무를 트위터가 준수하지 않았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 내부에서 트위터 경영진이 보안상 허점과 관련해 연방 규제당국을 속여왔다는 자트코 전 보안책임자의 내부 폭로가 나왔다.
그러자 머스크 변호인단은 자트코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자트코의 폭로내용이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 소송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만, 자트코의 내부 고발 내용을 분석하기 위해 재판 일정을 4주 연기해달라는 머스크 측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캐서린 매코믹 법원장은 10월 17일부터 닷새간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위터 변호인단은 자트코가 가짜 계정 문제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번 소송과 그의 내부 고발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머스크가 인수 계약 파기의 근거로 스팸 계정을 문제 삼은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지난 5월 머스크가 모건스탠리의 한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트위터 변호인단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건과 관련해 "지금 3차 세계대전으로 향하는데 트위터를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위터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가짜 계정 문제를 들고나오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주식 시장 침체를 사유로 이미 계약 파기를 검토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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