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북한서 수백만발 구매 추진"…대가로 연료 등 지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에서 탄약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랜 제재로 경제난을 겪는 북한과 사실상 '상부상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무기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산 포탄과 로켓 등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이 8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탄약 구매를 위해 북한에 접촉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확인했다.
이 발표대로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지난달 이란에서 드론 수백 대를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산 탄약 수혈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발표가 '허위'라고 반박했지만, 탄약을 시작으로 향후 북한산 무기를 더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 군사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무기를 수출하는 대가는 연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핵무기를 포함해 러시아에서 무기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를 바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으로선 일종의 현금지원을 받거나, 또는 향후 추가적인 제재가 부과되지 않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관대함'을 바랄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를 수출할 진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오랜 탄약 비축분 등 구형일 것으로 예상했다.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핵무기와 유도미사일 등 고성능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과거 전력의 한 축을 차지했던 유도 기능이 없는 구형 포탄이 필요하지 않게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지프 뎀프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도 북한이 과거 소련식을 많이 본떠 무기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러시아로선 북한이 '호환 가능한' 탄약의 최대 공급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포함해 북한이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한 최신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긴 했지만, 최근 개발된 무기는 러시아 미사일 등과 크기가 달라 러시아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할 수 없다.
아예 AK-47 소총이나 기관총 등 소형 화기가 수출 품목일 것이란 견해도 있다. 설사 북한산 무기가 수출돼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전력에 북한산 얼마나 도움이 될 지도 미지수다.
베넷 연구원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북한이 포탄을 300∼400발가량 발사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 가운데 80발 정도만 의도한 표적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형편없는 성과로, 러시아군도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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