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1달러=7위안'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중국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7일 위안화 기준환율은 1달러=6.9160위안으로 고시됐다.
7일 중국 본토 이외 홍콩·싱가로프·런던·뉴욕 등 역외시장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7위안으로 떨어졌고, 장중 한때 6.99위안으로 7위안에 근접하기도 했다.
역외 시장은 인민은행의 위안화 기준환율이 적용되지 않아 글로벌 시장 변화에 민감하다.
기준환율의 상하 2% 범위 내에서만 거래되는 중국 본토 역내 시장의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아직 7위안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 추세라면 곧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환시장을 아직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중국은 전 거래일 위안화 시장 환율과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 바스켓 환율, 역주기 조절 요소 등을 고려해 기준환율을 정한다.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인 셈이다.
올해 미 달러화는 위안화 대비 14.6% 절상됐다고 신랑망은 설명했다.
잇따라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온 미국,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연이어 금리 인하라는 역주행을 해옴으로써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류궈창 인민은행 부총재는 5일 국무원 정책 설명회에서 주요 국가들 통화와 비교할 때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선 달러당 7위안 선을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겨왔다는 점에서, 최근 상황에 적지 않게 긴장하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은 것은 2020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중정성 핑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위안이라는 마지노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다음 달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2.25∼2.5%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남은 3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총 1.5%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중 금리 격차가 더 축소되거나 역전되면 중국의 주식·채권·외환시장에서 외국자본 이탈이 가속하고 이는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위험도 있다.
인민은행이 이달 15일부터 은행의 외화지급준비율을 기존 8%에서 6%로 낮춘 것도 위안화 가치 방어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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