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지율 1위…반이민·형사처벌 강화 공약 현실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11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성향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스웨덴민주당은 "스웨덴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난민 제로',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서 스웨덴민주당 지지도는 22%로 여당인 사회민주당(28%)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그동안 스웨덴 주류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이 정당이 1990년대 활동한 신나치주의 세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한계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당을 위협할 정도로 당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중도보수 성향 야권 정당이 연대하는 경우 야권 지지율 1위인 스웨덴민주당이 정부 구성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스웨덴민주당을 포함한 보수성향 4개 정당 지지도 합계는 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임시 총리가 이끄는 중도 진보 성향 연립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야권 연대가 총선에서 승기를 잡으면, 스웨덴민주당의 반이민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스웨덴은 그동안 대체로 난민, 강제이주민 등을 널리 수용해왔으나, 스웨덴민주당은 '난민 제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또한 스웨덴의 형사소송 시스템을 뜯어고쳐, 형량을 강화하고 외국인 범죄자를 추방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기존 스웨덴 형사소송 시스템은 전통적으로 범죄자의 교화·재활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의 선거 포스터엔 "외국인 범죄자 추방…논의 여지 없이"라고 쓰여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웨덴민주당 지미 오케손 대표는 폴리티코에 "이번 선거는 박빙으로 치러질 것이다. 선거 결과는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얼마나 많이 끌어내는지에 달렸다"며 "몇천 표로 결과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웨덴민주당이 스웨덴 전역에서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은 남부 항구도시 헬싱보리에서 오케손 대표는 유권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가 "스웨덴 국민이 우리에게 기회를 줄 때가 왔다. 우리가 스웨덴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기회가 왔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이 열렬한 환호로 화답했다.
수도 스톡홀름 도심에서는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오케손 대표의 유세장엔 진보 성향 반대파 시위대가 몰려와 오케손 대표의 발언을 방해했다. 선글라스를 쓴 채 아무 말 없이 피켓 하나만 들고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피켓엔 "지옥으로 꺼져라 돼지 같은 인종차별주의자야"라고 적혀 있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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