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은퇴 후 현황 집계도 없어…"말 복지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최근 10년간 매해 약 70마리의 경주마가 안락사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락사 사유는 대체로 골절과 건·인대 손상 등 운동기 질환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다친 경주마가 승용마나 교육용 말 등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한국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22년에 안락사 당한 경주마는 695마리로 집계됐다. 연평균 69.5마리가 안락사에 처해진 것이다.
안락사 사유로는 운동기 질환이 6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세부 질병명으로는 근위종자골골절(166건), 상완골골절(111건), 제3중수골(68건), 완골골절(48건), 골반골골절(40건) 등이었다.
운동기 질환 외에는 산통 등 소화기질환(51건), 사지마비 등 신경계질환(15건), 외상성질환(8건), 순환기질환(6건), 안과·호흡기 질환(5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윤 의원은 상당수 경주마가 치료 후 승용마 등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도 말 관리·복지체계가 열악해 쉽게 죽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상 등으로 은퇴한 경주마의 경우 현황 집계조차 되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마사회는 윤 의원의 이 같은 질의에 대해 "마주가 사유재산 처분 사유를 마사회에 신고할 의무가 없는 만큼 은퇴마 현황을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말의 평균수명은 30년인데 경주마는 고작 2~4년을 뛰고, 특히 골절 사고 시 안락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마사회는 경주마 재활지원, 퇴역마 승마 활용 등 말 복지 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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