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강건너 우크라 마을에 밤새 포격…드론 활용 원전 공격 주장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비무장 안전구역 설정을 제안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원전과 주변 지역에 대한 군사활동이 8일(현지시간) 계속됐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원전 주변 마을이 지난 24시간 동안 탱크, 박격포, 중화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밤새 러시아군이 원전으로부터 드니프로강 바로 건너에 있는 니코폴에 로켓과 중화기 공격을 네 차례 가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 지역 주의회 의장인 미콜라 루카슈크도 러시아군이 원전이 있는 에네르호다르 방면에서 니코폴을 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점령군이 주민들을 위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간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가 임명한 에네르호다르 행정부 수반인 알렉산드르 볼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원전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드론이 주기적으로 날아오고 있다"며 "지난 이틀간 이들 드론이 원전 지역에 발사체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6개 원자로 중 마지막으로 작동 중인 1개의 원자로 작동을 복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자로는 자체 생산한 전력을 원자로 냉각을 위한 안전 체계에 쓰기 위해 부분적으로만 가동되고 있다. 원전 운영을 위해 필요한 외부 전력 공급선도 이미 손실된 상태여서 자칫 원자로 과열로 인한 노심용융(멜트다운) 사태도 우려된다.
볼가는 "조만간 이 마지막 1개 원자로의 추가 작동을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3월 초 러시아에 점령된 뒤 포격으로 인한 핵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IAEA가 사찰단을 보내 현장 상황을 점검한 뒤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원전의 안전을 위해 포격을 중단하고 주변을 비무장 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제안에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러시아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며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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