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없이 일부 등교 재개하자 폐쇄…1년 넘게 교육 중단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일부 지역에서 겨우 재개된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를 금지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외신은 현지 주민과 소셜미디어(SNS)를 인용해 탈레반 당국이 최근 여학생의 등교를 재개한 동부 파크티아주의 일부 여학교를 다시 폐쇄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파크티아주의 주도 가르데즈의 여자 중·고교 4곳과 삼카니 지역의 여학교 1곳 등 5곳은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재집권 후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 교육의 기회를 박탈했다.
가르데즈 주민과 일부 학교 교장이 탈레반에 사전에 알리지 않고 등교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파크티아주 탈레반 정부 교육부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앙정부에 질의했고 결국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등교했다가 귀가 지시를 받은 학생 중 수십 명은 거리에서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 가르데즈 씨는 AFP 통신에 "학생들은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지만 곧 (탈레반) 치안 병력에 의해 해산됐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작년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여성 인권 침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남성 가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고 외출 시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부르카)을 입어야 한다.
탈레반은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23일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당시 탈레반 정부 교육부는 등교 시작 몇 시간 만에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고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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