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한 英여왕 애도 차원에서 조촐한 행사로 선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타계 이후 유럽 최장수 군주 자리를 물려받은 마르그레테 2세(82) 덴마크 여왕이 최근 본인의 즉위 50주년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했다고 영국 가디언신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50년 전인 1972년 1월 13일 여왕으로 즉위했다. 원래대로면 올 1월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시 코로나19 유행 탓에 축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그나마 지난 주말 사이 열릴 예정이던 본격적인 축하 행사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사망으로 또 축소됐다.
10일 예정됐던 마르그레테 여왕의 거리 퍼레이드와 아말리엔보르성 발코니 맞이 행사는 취소됐다. 네덜란드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던 갈라 공연도 간소화된 형태로 진행됐다.
결국 기념행사는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이웃나라 왕족 등을 초대해 예배를 보고 식사를 하는 방식 등으로 비교적 조촐하게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그레테 여왕이 직접 행사 규모를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숙련된 시각예술가이자 의상 디자이너로 예술에 조예가 깊은 마르그레테 여왕은 줄담배를 피는 애연가로도 유명하다.
즉위 후 왕실 현대화를 이끈 그는 유쾌하고 소탈한 성품에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둔 채 별다른 스캔들도 일으키지 않아 높은 국민 지지를 누리고 있다.
즉위 당시에만 해도 덴마크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45%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살아 있는 한 왕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 아들 프레데릭 왕세자(54)가 왕위를 승계한다.
현역 유럽 군주 가운데 마르그레테 여왕에 이어 2번째로 오래 재위한 사람은 49년 동안 왕위를 지키고 있는 스웨덴의 칼 16세 구스타프 국왕이다.
세계 최장수 국왕은 54년 간 왕위를 유지하고 있는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다. 다만 브루나이가 1984년에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점에서 재위 기록을 온전히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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