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60여명 의원 성명 채택…핵심 분야 對中 의존 감축 강조
옵서버 참석 태영호 "北 비핵화 전이라도 북미수교같은 조치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과 영국, 호주 등 30개국의 국회의원들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강압적 정책으로부터 대만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을 강화키로 했다.
대중국 의회간 연합체(IPAC)는 워싱턴 DC에서 30개국 6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채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천안문 사건 31주년인 2020년 설립된 IPAC는 민주주의 국가 의원들의 국제적·초당적 연합체다. 한국에서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옵서버(참관인) 형태로 참석했다.
IPAC는 성명에서 위구르 및 티벳, 홍콩 등에서의 인권 탄압 등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고 회원국 정부에 인권 유린에 대해 중국 정부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동을 통해 제조된 제품을 찾아내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해 입법 및 시스템을 강화하고 인권 유린 책임자에 대한 제재를 시행키로 했다. 또 유엔과 다국적 이니셔티브를 활용, 위구르 지역에서의 만행 의혹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지지키로 했다.
IPAC는 재생에너지와 희귀광물, 의료품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서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감청이나 내부 통제 등에 사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민감한 물품이나 기술의 중국 이전을 제한하고 감시키로 했다.
이와 관련, 회의에서는 영미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중국과 핵심 기술과 관련한 연구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을 입법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태 의원이 전했다.
태 의원은 이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중지하면 대학의 생존·생계 문제 등도 있기 때문에 최첨단 분야에 대한 중국 유학생의 대학 입학 금지나 중국과의 공동개발 금지는 성명서에 못 들어갔다"고 말했다.
IPAC는 또 대만 문제와 관련, 성명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이거나 다른 강압적 행동을 억제해야 우리의 안전도 커질 수 있다"면서 "대만 해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고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위협하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IPAC는 홍콩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도 밝혔다.
탈북자 출신인 태 의원은 회의에서 ▲ 중국의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 ▲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동맹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 피해 차단 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거론하면서 "새 공급망 형성시 과도기를 설정하지 않고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형성을 바로 하면 동맹국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각국 의원들이 선거 목적으로 반중 감정을 이용하는데 과거 냉전 때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COCOM·코콤) 같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태 의원은 "중국 제재로 기업이 중국에 수출을 못 하면 다른 나라에서 해당 회사 제품의 관세를 일시적으로 낮춰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앞으로 논의해서 현실성 있는 방안을 만들자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태 의원은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핵 개발에 반대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를 조절하던 중국이 김정은에 대한 서포트를 늘리고 있다"고 평가한 뒤 "그것은 중국이 대만에서 군사작전을 벌일 때 한반도에서 김정은이 군사적 모험을 벌여서 미국의 힘이 대만에 쏠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문제와 북핵 문제를 한 바구니에 넣고 하나로 다룰 때가 됐다"면서 "북한 정책을 이제 건설적 파괴, 창조적 건설 키워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담대한 구상처럼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뭘 주겠다고 공정별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큰 성과를 낼 수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先)수교 후 문제를 해결하는 키신저의 중국 정책처럼 비핵화 전이라도 북미 수교와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담대한 구상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는 "담대한 구상을 지지하지만 담대한 구상에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유인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미간 싱가포르 합의의 1항이 새 관계 수립이고 핵 문제는 뒤에 있다. 미국이 핵 문제는 뒤로 놓고 새 관계 수립부터 토론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해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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