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투자 몰려…"보수적 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미국 증시 약세와 강달러 현상에 미국 주식 순매도에 나섰던 '서학개미'들이 강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미국 주식 '사자'로 전환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억3천957만달러(한화 약 1천940억원)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 증시에 대해 올해 줄곧 매수 우위로 대응해오다가 미국 증시 약세와 환율 급등에 따라 순매수를 멈추고 7월과 8월에는 각각 367만달러(약 51억원), 5억7천153만달러(약 7천944억원)를 순매도했다. 7월 이후 반등한 주식에 대해 달러 급등에 따른 환차익을 누리기 위해서다.
그러다 이달 들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까지 미국 증시가 성장주 중심으로 반등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보며 급등세를 멈추지 않자 미국 주식으로 관심을 다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덜해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인식과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자들의 매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긴축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경기가 당장 크게 꺾이지 않아 달러 강세 흐름도 지지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드러지는 강세를 보이는 다른 지역별 자산군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익 측면에서도 미국 주식이 당분간 상대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 장세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서학개미들은 주로 레버리지 상품에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1억3천198만달러),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1억2천829만달러), 엔비디아(4천201만달러), 나스닥100지수의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2천387만달러), 미국 기술주 15개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1천845만달러) 순이었다.
이 기간 단순 매수 액수로만 따지면 나스닥100지수의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SQQQ(6억945만달러)와 3배 추종하는 TQQQ(6억935만달러)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4억8천804만달러)는 3위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2억8천29만달러)는 5위에 올랐다.
안 연구원은 "정방향, 역방향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매수 1~2위를 다툰다는 것은 시장 방향성 해석에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물가가 안정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강달러, 수요 둔화로 인한 부정적 충격을 덜 받을 유틸리티·통신, 필수 소비재 등 경기 방어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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