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사후 처음으로 대중 메시지 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커밀라 영국 왕비가 시어머니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고독한 여성 지도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정립했다"며 경의를 표했다.
커밀라 왕비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와 사전 녹화한 영상에서 여왕에 대한 헌사를 올리며 여왕 사후 대중에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의 헌사는 이날 오후 8시 전 국민 묵념 직전에 방송될 예정인데, 영국 언론에 사전 공개됐다.
커밀라 왕비는 "1952년 25세의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여왕에겐 지내 온 시절이 너무나 어려운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왕은 영원한 우리의 삶의 일부였다. 나는 지금 75세이지만 그곳에 계시던 여왕을 빼고는 아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어갔다.
그러면서 "(주변에) 여성 총리나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여왕은 고독한 여성 지도자로서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정립했다"고 평했다.
그는 "여왕은 아름다운 파란 눈을 가졌었다. 여왕이 웃으실 땐 눈동자가 얼굴 전체를 환하게 비춰줬다"고 회고하고 "나는 언제나 그녀의 미소를 기억할 것이다.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커밀라 왕비는 찰스 3세 국왕의 두 번째 부인이다.
다이애나비 사망 후 8년이 지난 2005년 4월 9일 찰스 3세와 결혼했으나 '불륜녀'라는 딱지로 영국 국민의 냉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왕세자와 결혼했음에도 '왕세자빈'(Princess of Wales)이라는 호칭 대신 '콘월 공작 부인'으로 불렸다. 이로 인해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올랐을 때 커밀라를 왕비로 불러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2월 6일 즉위 70주년을 기념한 성명에서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부인 커밀라가 왕비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논란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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