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 "경험한 적이 없는 큰비"…초속 51m 강풍도 관측
규슈 신칸센 마비·항공편 줄줄이 결항…태풍 대비하다 1명 사망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강풍과 집중 호우를 동반하며 일본에 접근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18일 오후 2시 현재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45m/s, 최대순간풍속 65m/s의 세력을 유지하며 일본 규슈섬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태풍은 규슈 서부 해안 지역을 따라 북상하다 동해에 접한 일본 열도 연안을 따라 북서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 시코쿠, 혼슈 거의 전역이 폭풍 영역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했다.
난마돌이 접근하는 가운데 영향권에 든 지역에서는 강풍과 집중 호우가 이어졌다.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에서는 18일 오전 11시 51분께 최대순간풍속 50.9m/s가 관측됐다.
이는 달리던 트럭이 넘어지거나 전주·가로수가 쓰러지고, 건물 외장재가 넓은 범위에 걸쳐 날아갈 수 있는 위력을 동반하는 바람이다.
미야자키현 모로쓰카손에서는 18일 오후 2시 40분 현재 24시간 강수량이 389.5mm를 기록했다.
이 관측점의 1991∼2020년 9월 평균 강수량이 486.8mm인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약 80%가 하루 만에 쏟아진 셈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대중교통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규슈신칸센은 18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전체 노선이 운행을 중단했으며 19일에도 운행하지 않는다.
후쿠오카에서 오사카를 잇는 산요신칸센은 19일 하카타역에서 히로시마역 사이 구간이 운행을 중단하며, 나머지 구간은 운행 횟수가 평소보다 줄어든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양대 항공사는 18일 오전 11시 기준 510편에 대해 결항을 결정했다.
19일까지 시코쿠 각지에서 후쿠오카나 도쿄를 잇는 항공편도 일부 결항할 전망이다.
인명 피해도 보고됐다.
17일 오후 1시께 에히메현 도요하시시의 한 항구에서는 탑승자가 없는 레저용 소형 선박이 표류하는 것이 발견됐다.
이후 약 2㎞ 떨어진 해변에서 이 선박의 선장(82)이 쓰러진 채 발견됐고 머지않아 사망이 확인됐다.
그는 가족에게 태풍에 대비해 선박의 안전 조치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외출한 상태였다.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고시마, 미야자키, 나가사키, 후쿠오카, 오이타, 사가 등 규슈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에게 피난을 촉구하는 정보를 발령했으며 대상자는 약 218만4천 가구, 458만여 명에 달한다고 NHK는 집계했다.
일본 기상청은 18일 오후 미야자키현에 대해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큰비가 내리고 있다고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18일 오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한 관저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하는 등 경계 태세를 높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열린 관계 각료 회의에서 "최신 기상 정보, 피난 정보에 주의해서 일찌감치 목숨을 지키는 행동을 하면 좋겠다"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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