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합의에도 분쟁 불씨 여전…푸틴, 평화적 갈등 해결 촉구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최근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양측 국경수비대 간 무력 충돌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81명에 이른다고 1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르기스 측은 지난 14∼16일 타지크와의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양측 간 교전으로 최소 4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140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무력 충돌로 자국민 다수가 숨지거나 부상하자 키르기스 정부는 19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타지크 측 또한 양측간 교전으로 자국민 35명이 숨지고, 어린이와 여성 등 2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또 키르기스군이 드론을 사용해 이슬람 사원(모스크)과 학교 등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AFP통신은 이런 주장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14∼16일 키르기스 서남부 바트켄주와 타지크 북부 수그드주가 접하는 국경 지역에서 양측 국경수비대가 국경선 전역을 따라 교전을 벌였다.
당시 양측은 상대방이 탱크,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접경지 기지와 주변 마을을 공격하고 있다고 서로를 비난했다.
분쟁이 심화하자 접경지 위험지역에 사는 키르기스 주민 13만7천여 명이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양측은 지난 16일 오후 휴전에 합의하고 국경에 배치했던 병력과 무기 일부도 철수해 접경지역 긴장은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그러나 양측이 국경 문제로 재차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키르기스스탄 서남부와 타지키스탄 북부 국경 지역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국경선 때문에 양측 주민과 군인들 간에 자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 4월에도 키르기스 바트켄주와 타지크 수그드주 접경지대에서 저수지 접근권 문제로 양측 주민들 간에 벌어진 충돌이 군인들 간의 교전으로 번지면서 양측에서 50명 이상이 숨지고 280여 명이 다친 바 있다.
옛 소련 국가인 키르기스와 타지크 모두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가입돼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양국에 자국군을 주둔시켜 이 지역 분쟁을 조율해 왔지만,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면서 그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 타지크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며 이 지역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또 평화적인 정치·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가능한 한 빨리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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