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가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기리고자 현지 병원명을 바꾸려다가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니·Aborigine) 사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 앤드루스 주지사는 '마룬다(Maroondah) 병원'을 대규모로 재개발하면서 이름도 여왕을 기려 바꾸겠다고 전날 공약했다.
마룬다는 원주민들의 토착어로 나뭇잎을 의미한다.
병원 개명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호주 원주민 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한 청원사이트에는 2천 명 이상이 반대 청원에 서명했다.
빅토리아주 출신 첫 원주민 상원의원인 리디아 소프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룬다는 이곳의 녹색 환경을 상징하는 단어"라며 개명은 원주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빅토리아주 원주민 조약을 개발하기 위해 구성된 원주민 선출 조직의 공동 의장인 마커스 스튜어트는 "몇 마디 말로 마룬다 병원을 문화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조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이름을 딴 병원이 이미 호주에는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등 여러 곳에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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