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금융사 점포 1천여개 줄어…고령층 소외 우려
금융권, 공동점포 구축…편의점·우체국 협약 등 대안 모색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이지헌 오주현 기자 =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가 급감하고 있어 고령층과 같은 디지털 취약 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 보험 등 국내 금융사의 점포 수는 1만5천924개로 전년 같은 달의 1만6천961개에서 1천37개가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의 영업 점포가 1년 새 698개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어 은행(-380개), 증권사(-22개), 농·수·산림조합(-11개), 상호저축은행(-3개), 종합금융회사(-1개) 등 순이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속속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있는 것은 보험·은행 업무 등 대부분의 금융 시스템이 디지털 환경에서 쉽게 거래될 수 있도록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고, 핀테크 등 혁신 금융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금융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이 됐다.
그러나 고령층과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디지털 격차 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55세 이상)의 일반 국민 대비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1%로, 디지털 취약계층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작년 12월 서울 노원구에서는 고령층 주민 수십명이 시중은행 점포 폐쇄를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신한은행 월계동 지점이 점포를 통폐합하고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고령층 주민 수십명이 "금융 업무에서 노인의 소외를 묵인하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집회를 연 것이다.
결국 신한은행은 월계동지점을 화상 거래 기기와 함께 직원 2∼3명이 상주하는 디지털 출장소로 전환했다.
금융권은 이러한 소외 문제의 대안으로 한 지붕 두 은행 형태의 '공동 점포' 등 대안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우리·하나은행은 4월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 KB국민·신한은행은 이달 5일 경북 영주시와 경기 양주시 고읍동에 공동 점포를 열었다.
편의점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 점포'도 등장했다.
KB국민은행은 이마트[139480] 노브랜드, 신한은행은 GS25, 하나은행은 CU 편의점과 각각 제휴를 맺었다. 화상 상담으로 계좌나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고 은행보다 오래 영업한다.
오는 11월부터는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난 6월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금융망 공동이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11월부터는 전국 2천500개 우체국에서 4대 시중은행과 기존 제휴 은행인 기업·산업·씨티·전북은행 등 8개 은행 고객들이 별도 수수료 없이 전국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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