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과정 디지털화' 추진…AI·디지털트윈 접목

입력 2022-09-20 15:00   수정 2022-09-20 18:07

'연구개발 과정 디지털화' 추진…AI·디지털트윈 접목
첨단기술-디지털융합 선도연구에 2027년까지 2천억원 투입
가상실험환경·스마트실험실 등 선도 모델 80개 개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연구개발(R&D) 과정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혁신을 가속하겠다는 구상을 20일 내놨다
첨단기술과 디지털을 융합하는 선도연구에 2027년까지 2천억 원을 투입하고, 가상실험환경과 스마트실험실 등 선도 모델 80개를 개발키로 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첨단제조지능혁신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구개발 디지털화 촉진 방안' 전략 발표회를 열었다.
정부는 '첨단기술과 디지털 융합연구 활성화', '연구데이터 수집·활용 체계 고도화', '디지털 전환 연구기반 조성'을 '3대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 연구개발 디지털화 주요 성공 사례 소개
정부는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해석과 디지털 트윈 구현을 통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연구개발 디지털화'의 주요 성공 사례로 들었다.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미국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연구실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단백질 구조를 매우 빨리 해독하는 '로제타폴드'(RoseTTAFold)라는 AI 도구의 개발을 주도했다. 이런 단백질 구조 해독 기술은 신약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백 교수가 제1 저자인 논문의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저널 '사이언스'에서 '올해의 혁신연구'로 작년 말에 선정됐다.
또 장영재 KAIST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2차전지 제조와 같은 첨단제조에 활용되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디지털 트윈 가상환경을 통해 개발했다.
장 교수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 가상공장을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수백 대 로봇을 동시 제어하는 시스템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고 사업화까지 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 첨단기술과 디지털 융합연구 활성화
정부는 이런 성공사례들을 본받아 AI, 연구 빅데이터 등을 바이오·소재·기계 시스템 등 연구개발 전반에 도입하는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난치질환 진단, 신소재 구현, 기후변화 예측 등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융합연구 선도프로젝트'에 2023년 270억 원을 포함해 2027년까지 2천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AI 로봇 소재 연구실 등 첨단 스마트실험실을 구축하고 확산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특히, 분야별 바이오·소재 등 연구 분야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디지털화 촉진 전략을 순차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바이오 분야의 '디지털 바이오 R&D 혁신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연구장비 분야의 '연구장비 기반 실험데이터 공유·활용 활성화 전략'과 소재 분야의 '나노·미래소재 연구데이터 활용 활성화 전략'을 만든다.

◇ 융합연구 선도 프로젝트
과기정통부는 융합연구 선도 프로젝트의 한 예로 '난치질환 진단'을 꼽았다.
암 관련 빅데이터, 인체유래 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항암 표적 발굴, 발달장애 및 치매 예측·진단기술 개발 등에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신소재 구현' 분야 융합연구 선도 프로젝트로는 소재 구조·공정·물성 빅데이터와 AI 학습을 통해 고감도 압전소재 등 획기적인 신소재 9종을 조기에 구현하는 계획이 거론됐다.
'기후변화 예측' 분야로는 도시 내 건축물, 바람, 온도 등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디지털 트윈 가상환경에서 기후변화 예측 시뮬레이션 등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우주 환경 연구'로는 태양광학망원경 등 우주 관측기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달 표면의 편광지도를 제작하고 플라스마 자기장 등 우주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프로젝트가 꼽혔다.

◇ 연구데이터 수집·활용 체계 고도화
정부는 활용성이 높은 연구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해외 연구데이터 저장소와 연계를 확대해 데이터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연구장비 분야, 내년 하반기에 바이오 분야 연구데이터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공백 분야를 지속해서 파악하기로 했다.
정부는 추가 확보가 필요한 바이오 데이터로는 유전체, 장(腸), 간(肝) 오르가노이드 등 인체 유래물 데이터를 꼽았다.
핵심소재 데이터로는 다공성 소재, 극한환경 구조 소재 등 소재 계산·실험 데이터를 관측 데이터로는 다목적 6호·7호·7A 위성, 달 궤도선(KPLO) 등 위성 관측데이터를 각각 거론했다.
정부는 이런 분야별 연구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표준화 기법을 도입하고, 연구데이터 품질관리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 디지털 전환 연구기반 조성
정부는 디지털 역량을 겸비한 핵심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연구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등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자 대상 AI 역량강화 교육을 확대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한 '데이터사이언스 융합인재양성' 계획으로 2022년부터 2028년까지 1천 명이 배출된다.
'소재정보학 융합교육'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210명이, '출연연구기관 연구인력 AI 역량강화 교육'은 2027년까지 8천 명이 받는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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