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카를로스 개인적 초청받아…스페인 좌파정당 "범죄 혐의자 왜 초청하나"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각종 추문에 휩싸여 아랍에미리트(UAE)로 사실상 망명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이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조문단은 공식적으로 펠리페 6세 국왕과 부인 레티시아 여왕이 이끌고 있지만 카를로스 전 국왕도 장례식에 개인적인 초대를 받아 런던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별거 중인 부인 소피아 왕대비와 영국 국왕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연 리셉션에 참석했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여왕의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스페인 연립여당의 소수파로 좌파 계열인 우니다스 포데모스의 파블로 에체니케 대변인은 "영국 왕실이 범죄 혐의자를 국장에 초대한 것은 영국과 스페인 군주제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두 나라 군주제를 싸잡아 비난했다.
포데모스 소속의 헤라르도 피사레요 의원은 스페인 인터넷 신문 '엘 데바테'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군주제는 "쓸모도 없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회 연설에서도 두 나라의 군주제와 관련해 "동화 같은 얘기로 국민들을 많이도 속였지만, 왕실을 둘러싼 흑역사는 차고도 넘친다"고 강조했다.
2014년 아들 펠리페 6세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준 카를로스 1세는 사기, 뇌물 등 각종 추문에 휘말려 2020년 8월 고국을 떠나 UAE에서 머물고 있다.
스페인과 스위스에서의 사기 혐의는 증거 부족과 공소시한 만료로 수사가 종료됐으나, 전 연인 코리나 추 사인 비트겐슈타인이 학대 혐의로 그를 고소해 영국에서 재판이 열릴 수도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카를로스 전 국왕은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고손자로 친척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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