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우크라-러, 품위있는 위기 탈출구 찾아야"

에르도안 "우크라-러, 품위있는 위기 탈출구 찾아야"
유엔총회 연설 "우크라 영토 보전 기반 외교적 해법 필요"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위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품위 있는 길을 제시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평한 평화 절차는 한쪽이 다른 쪽에 승리하는 상황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속적인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키는 데 기반을 둬야 한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및 주권 보전을 기반으로, 최근 다시 격화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모든 세계 기구와 국가가 튀르키예의 노력을 진심으로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노력을 언급하며 "유엔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믿음을 되살리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3월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을 주선하는 등 전쟁 중인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사태 중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설 직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행정부들은 이달 23일부터 러시아로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일제히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주민투표 강행 시 러시아와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연설을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하고 현재 안보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해상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인접 국가인 그리스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해상에서 표류하다 숨진 이주민 어린이 2명의 사진 패널을 들어 보이면서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이들이 탄 보트를 밀어내서 이들이 숨졌다.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시리아 내전 이후 400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을 수용 중인 튀르키예는 유럽행 이주민의 경유지로 주로 이용된다. 최근 그리스는 이들 이주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상경비를 강화했으나, 튀르키예는 그리스가 이주민을 자국 해역으로 밀어낸다고 비난하며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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