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대 새해 앞두고 테러 경계령…팔레스타인 봉쇄

입력 2022-09-21 19:09  

이스라엘, 유대 새해 앞두고 테러 경계령…팔레스타인 봉쇄
잦은 서안 군사작전에 팔레스타인 주민 불만…유대인 공격하기도
팔' 자치정부 보안군의 이례적 하마스 대원 체포로 소요사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테러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요르단강 서안 내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의 불만이 커진 거세진 가운데, 중요한 유대 명절들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일(현지시간)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주요 유대 명절과 축제 기간 테러를 우려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점령지를 봉쇄한다고 밝혔다.
봉쇄는 유대 새해 명절인 '로시 하샤나'(9월 25∼27일), 속죄일인 '욤 키푸르'(10월 4∼5일), 유대 민족의 출애굽 후 광야 천막생활을 기념하는 축제 '수코트'(10월 9∼16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팔레스타인 주민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거주지를 벗어날 수 없다.
이스라엘군은 "봉쇄 중에는 인도주의, 의료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통행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요 유대 명절과 축제 기간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팔레스타인을 봉쇄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긴장감이 예년과 달리 높다.
테러 모의 세력 색출을 명분으로 이스라엘군이 지난 3월부터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강도 높은 수색 작전을 펼치면서 사상자가 급증하고, 이에 불만을 품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저항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서안에서는 140건의 총격전 또는 유혈 총격 사건이 있었다. 이는 전년(61건)의 2배가 넘는다.
사망자 수도 81명으로 99명이 사망했던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81명의 사망자 가운데 78명은 이스라엘군이 쏜 총탄에 맞았고, 나머지 3명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손에 죽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최근 몇달간 테러에 가담한 팔레스타인 주민 1천명 이상을 사살하거나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 저항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무장하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늘고, 이들이 분리 장벽을 넘어와 이스라엘인을 공격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20일에는 20대 팔레스타인 남성이 텔아비브 남쪽 홀론에서 84세 이스라엘 여성을 죽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 순종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이례적으로 보안군을 동원해 이스라엘에 무력 저항해온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을 체포하면서, PA 보안군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총격전과 소요사태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에 저항하지 못하는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제3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봉기)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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