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작년 이어 올해도 유엔서 北 거론…러 핵위협 비난 집중

입력 2022-09-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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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작년 이어 올해도 유엔서 北 거론…러 핵위협 비난 집중
비확산체제·유엔 등 강조하며 러中北 맹공…민주세계 단결 강조
29분 연설서 北 한차례 언급…'제재위반' 비난 속 외교해법 역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올해 유엔총회 연설은 러시아와 북한을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들의 '핵 위협'을 비난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 체제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국가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자유와 민주를 기치로 내건 서방과 대치하고 있는 권위주의 체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때부터 최우선 위협으로 꼽은 나라들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이날 연설에서도 북한을 빠뜨리지 않았다.
때마침 불거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 발언을 비난하는 와중에 핵 위협 국가들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단 한 차례 언급한 것이지만, 북한의 위협이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있음을 재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우리 노력에도 북한은 지속해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29분간의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이게 다였지만, 미국의 대화 노력에도 도발을 지속하며 핵실험까지 준비하는 북한에 대한 강한 경고성 의미가 담겼다.
동시에 도발을 멈추고 하루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정상 차원에서 재차 발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북한을 지칭하는 'North Korea' 대신 대외 공식 명칭인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DPRK)라고 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연설에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외교를 강조하며 구체적인 진전을 추구한다면서 북한 주민의 삶 개선도 거론했었다.
이날 북한 언급은 작년보단 양적인 측면에선 줄어든 것이지만, 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일단은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러시아의 핵 위협을 비난하는 데 집중됐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유럽을 상대로 핵 공격 위협을 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전례가 없는 규모의 핵무기를 불투명한 방식으로 비축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권위주의 국가들의 핵무기 보유·사용을 경계하면서 모두의 자멸을 초래할 수 있는 '핵전쟁 불가론'이 이런 경고를 관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들 국가가 국제사회가 합의한 원칙, 즉 국제 체제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 "(핵무기)비확산 체제의 의무를 무모하게 무시했다"고 비난했고, "유엔 상임이사국이 주권국을 지도에서 지우려 이웃을 침공했다. 이는 유엔헌장에 대한 매우 중대한 위반"이라고 맹공했다.
러시아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위반하는 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책임도 저버리고 있다며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정말 크지만, 우리의 역량은 더 크다"며 민주주의 세계의 단결과 유엔헌장의 가치를 지킬 것을 호소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위협을 해결할 최선의 수단으로'외교'를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은 물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줄곧 강조해온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돌아왔다'는 취임 일성처럼 글로벌 리더십을 외교를 통해 되찾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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