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스타트업 250곳 조사…투자심리 악화·내수부진에 신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6곳은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2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 기관이 국내 스타트업 250개 사를 대상으로 경영 여건을 물은 결과, 응답 기업의 59.2%는 올해가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비슷하다거나 좋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24.0%, 16.8%였다.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이유(복수응답)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코로나 등에 따른 내수시장 부진'(각 52.7%)을 가장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 심화'(35.6%), '글로벌 해외시장 불안 고조'(25.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스타트업의 투자 한파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제 불안으로 응답 기업의 36%가 작년보다 투자가 줄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 비율은 48%, 증가했다는 응답 비율은 16%였다.
투자가 줄었다고 답한 기업의 절반가량(47.8%)은 투자금액이 작년 대비 5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스타트업들이 보는 향후 경기 전망도 어두웠다.
경제가 회복돼 사업이 언제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인지 묻자 응답 기업의 31.2%는 '내년 하반기'라고 답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24.8%), '올해 하반기'(20%), '2024년 이후'(14%) 순이었다. '기약 없음'이라는 응답 비율은 10%에 달했다.
국내 창업 생태계에 대한 업계의 전반적 인식은 아직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의 스타트업 투자 환경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 비율은 60.8%로, 긍정적 응답(15.2%)을 크게 웃돌았다.
또 선진국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생태계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제로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제도 활성화(34.5%)를 꼽은 기업이 많았다.
CVC는 대기업이 투자 목적으로 설립 가능한 벤처캐피탈로 작년 말 허용됐지만 까다로운 설립기준과 각종 규제로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아울러 대기업-스타트업 판로연계(32.9%), 대기업-스타트업 기술교류 활성화(24.1%)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유기적 네트워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최근 한국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복합불황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혁신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대한상의도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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