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물가는 84% 올라…전문가 "9월부터 나아질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가 국가 부도 사태 속에 경제난 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물가는 여전히 폭등세를 보였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21일 오후(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스리랑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동기 대비 70.2% 급등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11.1%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후 5월 45.3%, 6월 58.9% 등 매달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66.7%로 더 오른 뒤 이번엔 70%대로 올라섰다.
연간 평균 물가도 8월 기준 31.3%로 전월 25.9%보다 크게 뛰었다.
8월 식품·음료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84.6% 급증했고, 수송부문 물가는 기름 부족 사태 등이 겹치면서 113.3% 올랐다.
식당·호텔 물가도 93.4%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스리랑카는 생필품과 연료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지난 5월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접어든 스리랑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국제사회 지원 요청 등을 통해 경제 동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지난 2분기(4∼6월) -8.4%를 기록하는 등 1분기(-1.6%)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다만, 물가 폭등세는 이번 달을 기점으로 다소 완화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스리랑카 투자업체 퍼스트캐피털의 수석 연구원 디만타 매슈는 로이터통신에 "인플레이션은 9월부터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완전히 완화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지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앙은행도 물가상승률은 70%를 찍고 나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실제로 증시 등 일부 경제 분야는 바닥을 딛고 다소 회복하는 조짐을 보인다.
대표 주가지수인 ASPI는 지난 4월말과 7월초 7,000선까지 빠졌다가 최근에는 10,000선을 육박할 정도로 반등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현재 스리랑카의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달러(약 71조8천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80억달러(약 39조4천억원)는 2027년까지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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