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대표단과 협상…'2024년 이후 완전 탈퇴' 입장 번복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탈퇴한다고 공언했던 러시아가 ISS 운영에 미국과 4년 더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타스·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러시아의 소유스 MS-22 우주선이 발사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를 찾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표단과 ISS 프로젝트 지속 여부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어 소유스호가 ISS에 도킹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ISS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은 국제우주정거장의 기술적 조건에 달려있다"며 "(러시아가) 2028년까지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소유스호에는 지난 7월 양국이 체결한 '비행 좌석 교환' 협정에 따라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과 미국 우주비행사 1명이 함께 탑승했다.
앞서 보리소프는 지난 7월 연방우주공사 사장에 취임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2024년 이후 ISS에서 탈퇴한다는 결정은 이미 내려졌다"고 보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ISS의 노후화를 이유로 정거장 운용 계약이 종료되는 2024년 뒤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혀왔다.
또 2030년까지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미국은 ISS 운용 시한을 203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 등이 함께 구축해 운영하는 까닭에 러시아가 협력을 중단하면 프로젝트 수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우주 화물선인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주기적으로 분사해 ISS의 고도를 상공 400㎞ 안팎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미국은 ISS의 전력공급과 생명유지장치 운영을 각각 전담하고 있다.
양국의 ISS 운영 연장 협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우주산업 분야에 제재를 가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 1998년부터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건설되기 시작한 ISS는 현재 양국 외에 일본, 캐나다, 11개 유럽국가 등 13개국이 참여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보리소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이날 합동 비행을 한 양국 우주비행사들에게 "계획된 프로그램 이행 후 빠르게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ASA 측도 "'비행 좌석 교환' 협정에 참여하고 실제로 이행한 양국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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