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외교관들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오는 11월 방문을 위한 토대 마련 작업에 돌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전했다.
소식통은 스밍더 독일 주재 중국 대사가 지난주 베를린에서 숄츠 총리의 11월 첫 중국 국빈 방문에 관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이 숄츠 총리와 별개로 11월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프랑스와 중국 외교관들이 잇달아 온·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했다고 SCMP는 전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주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 고문과 대화한 데 이어 19일에는 미국 뉴욕 유엔에서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을 만났다.
앞서 SCMP는 지난 7월 시 주석이 자신의 3 연임이 결정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직후인 11월 유럽 주요 4개국 정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상도 초대했으나 아직 초청 수락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시 중국 외교부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과 프랑스 정상의 11월 중국 방문에 대한 질문에 "지금 제공할 수 있는 소식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위터를 통해 숄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알렸던 컨설팅업체 로디엄의 중국 부문 편집자 노아 바킨은 "두 정상의 중국 방문이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문이 이뤄지면 숄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3 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을 가장 먼저 대면하는 외국 지도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년간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리투아니아 제품 수입 금지,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등 많은 문제로 악화했다.
이에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유럽 지도자들의 중국 국빈 방문은 종종 비즈니스 거래를 확보하기 위한 출장으로 활용됐는데 지난 3년간 많은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앙투안 본다즈 연구원은 SCMP에 "마크롱 대통령의 첫 임기 때 인도·태평양 지역 첫 순방지가 중국이었다. 당시 그는 매년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특히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함으로써 좀 더 균형 잡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숄츠 총리는 이제 중국에 대한 독일의 접근 전체가 공개 토론의 대상이 돼 있어 압력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13일 중국과 무역에서 "더는 순진하게 굴지 않겠다"며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새 무역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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