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 보도…"유럽에 극단적 결과 가져올 것"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을 앞두고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꼽히는 조르자 멜로니(45)가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다.
슈테른이 22일(현지시간)자 최신호 표지에 멜로니의 사진을 싣고 극우 여성 정치인은 그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정의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전했다.
부제에는 "포스트 파시스트인 멜로니는 푸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유럽에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멜로니에 대한 유럽 사회의 우려와 걱정을 대변하는 이 최신호는 이탈리아 총선 사흘 전에 발간됐다.
오는 25일 시행되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멜로니가 이끄는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은 25.1%의 득표율로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렸다.
현재 판세가 이어져 Fdl이 1당을 차지하고, Fdl이 포함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으로 정부를 구성할 경우 차기 총리는 멜로니의 차지가 된다.
파시스트 정당은 이탈리아 현대 정치에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멜로니 대표가 2012년 창당을 주도한 Fdl은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사망한 이듬해인 1946년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뿌리를 두고 있다.
멜로니에게 무솔리니의 계보를 잇는다는 뜻에서 '네오 파시스트'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게다가 우파 연합을 구성하는 다른 두 축인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I)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둘 다 대표적인 친푸틴, 친러시아 인사로 분류된다.
파시즘의 본산인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 총리'가 탄생하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권력을 잡을 가능성에 유럽 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슈테른은 "멜로니는 자신을 기독교인이자 현대적이고 무해한 사람인 것처럼 소개하지만 선거를 치른 뒤에는 다를 것"이라며 "그는 이탈리아를 권위주의 국가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슈테른은 살비니 상원의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슈테른은 "둘 다 크렘린궁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들을 통해 처음으로 서유럽 정부와 동맹을 맺을 수 있고, 이는 유럽연합(EU)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멜로니가 EU로부터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기 위해 겉으로는 친유럽의 탈을 쓰고 있지만 언제 태도가 달라질지 모른다며 EU와 유로존에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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