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폭동으로 수백명 숨지기도…미주인권위 "교정 패러다임 바꿔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에콰도르의 한 교도소에서 수감된 범죄조직 두목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전날 수도 키토에서 420㎞ 떨어진 과야스 지역 교도소에서 흥겨운 민속 음악과 함께 난데없는 형형색색 불꽃놀이 쇼가 펼쳐졌다.
이 광경은 교도소 인근에 사는 주민이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관심을 받았다.
이날 '축제'는 수감자 중 한 명인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생일을 앞두고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인포바에는 보도했다. 이 두목은 살인죄로 복역 중인데, 이번 주말 38번째 생일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교정당국은 성명을 내 "규정을 위반하는 이런 행위에 대해 즉각적으로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축하 파티는 에콰도르 지역 교도소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활기찬 분위기 속에 열리는 행사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에콰도르 교도소 내 통제 수준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5월 산토도밍고 베야비스타 교도소에서는 폭동으로 40여명이 숨지는 등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에콰도르 주요 교도소에서 400여명의 죄수가 유혈 다툼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주로 갱단 조직원 간 알력 때문인데, 총기는 물론이고 수류탄까지 동원하는 등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미주인권위원회는 에콰도르 교정 행정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통제권을 되찾는 한편 징역 일변도가 아닌 범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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