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에 경종 울리는 소송…제도개선 계기 돼야"
유저 "日서버 비해 푸대접" 분통…카카오측, 담당자 교체 등으로 '달래기'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부실 운영 논란을 빚은 카카오게임즈[293490]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게임사를 상대로 단체 환불 소송을 제기했다.
우마무스메 유저 김성수 씨는 23일 다른 이용자 200명과 함께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게임에 쓴 금액을 환불해 달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김씨는 이날 오후 고소장 제출 전 취재진과 만나 "게임사가 처음부터 '미안하다, 앞으로 안 그러겠다, 변해가겠다'고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카카오게임즈 주식도 산 입장에서 제 심장을 칼로 찌르는 느낌으로 소송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게임 현실에 우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이 하나도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해야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신재연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미숙한 운영으로 이용자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 그리고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봐왔던 게임 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송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제도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환불 소송에는 7천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전체 피해 금액은 약 80억∼90억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날 제기된 소송 가액은 총 4천20만원으로, 김씨 포함 201명이 각자 소송 가액 20만원씩을 카카오게임즈에 일부청구하는 방식이다.
일부청구는 민사소송에서 전체 채권의 일부만 우선 청구한 뒤, 이후 소송 진행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추가 청구하는 것을 뜻한다.
김씨는 "당초 민사합의부 배정을 위해 5억 원 이상을 청구할 생각이었으나, 변호사 상담 결과 인지액이나 패소 시 부담, 추후 보상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서류를 먼저 보낸 200명부터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앞서 밝혔다.
소송에 참여한 게이머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주요 이벤트 종료 직전 서버 점검을 시작하는 등 일본 서버보다 운영이 미숙했고 아이템과 게임 머니도 부족하게 지급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7일 카카오게임즈와 '게임이용자 자율협의체'의 간담회 자리에 이용자 대표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 측은 일본 사이게임즈 측과의 논의 절차 개선, 대표이사 직속 우마무스메 전담 조직 설치를 비롯해 각종 게임 운영 개선 방안을 약속했다.
그러나 간담회 막판에 환불 논의가 결렬되자 김씨는 법정 소송을 예고하고, 환불 소송을 원하는 이용자들로부터 환불액 취합과 소송 비용 모금을 받기 시작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간담회 다음날인 18일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던 점에 회사를 대표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1일 공지사항을 통해 우마무스메 담당 본부장 교체와 '개선 TF' 설치 등 사실을 알리며 간담회에서 약속했던 개선책의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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