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중 첫 나흘간 선관위가 투표지 수거, 마지막 하루만 투표소 투표
압도적 가결 확실시…우크라·서방 "가짜 투표 불인정, 러 축출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4개 지역에서 러시아로의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시작됐다.
로이터, AFP,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세워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영토 편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와 헤르손주 대부분 지역, 자포리자주 80%, 도네츠크주 60%가량을 점령 중으로, 이들 점령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약 15%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4개 지역 모두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투표는 오는 27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투표는 준비상 여러 제약 탓에 전자투표 대신 전통적인 종이 투표지를 쓰는 식으로 치러진다고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들이 설명했다.
안전 문제로 첫 나흘간은 선관위 직원들이 주민들의 집이나 주거지 인근시설을 찾아가 투표지를 수거하고, 마지막 날인 27일 하루만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DPR 주민들은 관내 450개, 러시아 내 200개 투표소에서, LRP 주민들은 관내 461개, 러시아 내 201개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자포리자주는 관내에 394개, 러시아와 인근 DPR·LPR, 헤르손주 등에 102개의 투표소를 개설했고, 헤르손주는 관내에 206개 외에 크림반도와 주요 러시아 도시들에 투표소를 열었다.
헤르손주 선관위는 약 75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사회마케팅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 이들 지역 주민의 약 80~90%가 러시아로의 영토 편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투표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주민투표에 대해 "주민들의 뜻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후 즉시 이들 점령지의 러시아 영토 편입 절차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번 투표를 '가짜 투표'로 규정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리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마지막 러시아 군인이 축출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도 이를 "가짜 투표"라고 일축하고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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