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도우면 제재" 경고에 튀르키예도 미르서 손 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의 미르 결제시스템 사용이 중단됐다고 AFP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회피를 돕는 주변 국가를 향해 경고장을 날리자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왔던 중앙아시아 국가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금융사인 우즈카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미르 신용카드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르와 합작해 출시된 다른 카드들은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우즈카드는 우즈베키스탄이 옛 소련에 속했던 시절 세워진 금융 서비스 업체다.
이번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 재무부가 이달 15일 미르 결제 시스템 운영사인 러시아 자체 국가 결제 시스템(NSPK)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디미르 발레리에비치 코믈레프를 포함, 대(對) 러시아 금융제재 우회에 일조한 단체 2곳과 개인 22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튀르키에 경영인 협회에 서한을 보내 '제재를 받는 러시아인들과 함께 일한다면 튀르키예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에 지난 19일 튀르키예(터키) 대형 민간은행인 이스방크가 미르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압박을 받자 2015년 자체 결제시스템인 미르 카드를 만들어 사용 국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르 시스템이 확산하면 러시아인 여행객이 다른 나라에서도 서방 제재를 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취지였지만, 현재까지 실제 도입한 국가는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 등 친러시아 성향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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