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가치 37년만에 최저…국채금리는 11년만에 최고, 증시도 약세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영국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금융 시장이 출렁였다.
시장은 정부가 줄어드는 세수를 메우기 위한 지출 삭감 계획을 함께 제시하지 않았다는 데 불안감을 품었다.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의 발표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해 37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이날 3.2% 하락해 1985년 이후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낙폭이 이렇게 큰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첫 번째 봉쇄령을 내렸던 2020년 3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33%포인트 올라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정부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가계와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97% 하락한 7,018.60로 6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영국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스트리터는 "엄청난 물가상승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콰텡 장관이 예산으로 불꽃놀이를 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금 조달 방안이 없는 광범위한 감세 정책은 정부의 부채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며 소득세와 한국의 주택 취득세에 해당하는 인지세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40%로 낮추고,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올리겠다던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콰텡 장관은 하원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니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는 이번 감세안이 "1972년 이후 가장 큰 감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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