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누아투 대통령, 유엔서 '화석연료 퇴출' 국제조약 촉구

입력 2022-09-25 15:00  

바누아투 대통령, 유엔서 '화석연료 퇴출' 국제조약 촉구
"생태계 파괴 행위, 국제적으로 처벌 가능케 해야"
같은 날 교황도 "화석연료 버려야" 연설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기후 변화로 고통받는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가 유엔 총회에서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국제 조약 체결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니케니케 부로바라부 바누아투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지구 연평균기온이 산업화 전보다 섭씨 1.5도 넘게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맞춰 석탄, 석유, 가스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의 개발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와 지역사회, 국가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로바라부 대통령은 생태계 파괴 행위를 로마 규정(Rome Statute)에 포함하도록 하는 제안에 각국이 동참할 것도 요구했다.
199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채택된 로마 규정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 회부를 위한 관할권 요건, 처벌 대상 등을 규정한다.
생태계 파괴가 로마 규정 일부로 명시되면 이는 ICC에 의해 수사·기소·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가 된다.
부로바라부 대통령은 "환경에 심각하고 광범위하며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경 파괴) 행위를 하는 것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80개 섬으로 이뤄진 바누아투는 태풍에 따른 이재민 피해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기후 변화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다.
이에 자국 내 전력을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기후 변화 문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로바라부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환경 운동가 다수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모아 출신 기후 운동가인 브리아나 프루언은 이 같은 조약은 "미래를 위한 필수적 투자"라며 "우리는 화석연료에는 미래가 없다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었고, 이제는 세계 지도자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탈리아 움브리아주 아시시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연설에서 각국에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기성세대가 지구를 보호하는 방법을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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