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경기후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실물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업종 중 하나인 운송 관련 종목들이 이달 들어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철도·항공·트럭 등 미국 운송 관련 2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운송업종지수(DJTA)는 지난 23일 12,129.30으로 마감, 지난달 31일 종가 대비 12.49% 하락했다.
이대로면 이달 이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게 된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6.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6.61%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운송주의 낙폭은 약 2배에 이른다.
이 중 세계적 물류업체 페덱스 주가는 이달 들어 29.16% 급락했다.
앞서 지난 16일 페덱스는 라즈 수브라마니암 최고경영자(CEO)가 화물 운송량 감소를 근거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뒤 당일 하루에만 상장 이후 사상 최대인 21.4% 떨어진 바 있다.
또 이달 물류업체 UPS는 16%, 렌터카업체 에이비스버짓그룹은 17%, 화물철도업체 노퍽서던은 10% 주가가 빠지는 등 다른 운송주의 상황도 좋지 않다.
전 세계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통상 늦여름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물류 성수기지만, 선박들이 연휴용 물품을 조기 운송했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소비도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WSJ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물동량 감소는 소비·관광 등의 수요가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만큼, 운송주 주가 하락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을 반영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0.75%포인트 올리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의 고통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운송주 하락에 "침체로 향하고 있음을 확인해준다"면서 올 연말부터 내년 2분기까지 '가벼운 세계적 경기후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요가 풍부하던 때 운송기업들이 증설했던 설비들로 과잉상태라면서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물건을 덜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일부 운송주는 저가 매수에 나설 구간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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