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교통·수산·제약업계 등 "대체 인력 없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 작전에 투입할 예비군 징집을 본격화하자 전문인력 손실을 이유로 특정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동원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후 현지 당국은 자국 내 군수산업과 정보통신(IT), 금융, 국영 언론 등 분야 종사자들을 동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특정 첨단 산업과 러시아 금융 시스템의 작동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 산업 종사자를 동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전자기기 제조업, 항공교통, 수산업, 제약 등 분야 관계자들도 "대체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등 이유로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동원 면제·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 해당 분야 전문인력들을 동원 대상에서 면제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러시아 선원노조와 항공 근로자 노조는 이번 동원령에 대한 의견을 당국에 전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고르 코바르추크 선원노조 조합장은 "러시아 선박들에서 일하는 선원 가운데 최대 40%가 동원령 영향을 받는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7~10년 동안 훈련된 이들을 대체할 인력이 없다"고 밝혔다.
항공근로자 노동조합 미로슬라브 보이추크 조합장 역시 "대다수 민간 비행사는 계속해서 일해야 하며, 항공 교통도 지속해서 제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제약업체 또한 예비군 신분의 종사자들이 우크라이나로 동원되면 대체할 고급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따라 러시아 당국은 조만간 보다 명확한 예비군 동원 면제 전문 분야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 동원령으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되는 예비군들은 임무 수행 종료까지 계약제 군인 신분에 따른 급여와 사회보장을 받는다.
계약 기간은 군역 상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군역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면 동원령 종료까지 유효하다.
러시아 정부는 동원령 발령 이후 예비군 징집을 꺼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자 다수 유인 방안도 마련했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은 노동법을 개정해 동원 종료 후 러시아에 복귀한 예비군은 3개월 이내에 이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동원된 기간을 직장 근로기간에 반영해 향후 연금산정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징집된 예비군 가족들의 경우 다니는 직장이 근로자 감축에 나서더라도 해당 인원들은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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