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가장 큰 타격…독일 경제 -0.7% 역성장, 유로존 0.3%
올해 G20 물가 상승률 8.2% 제시…"내년에는 6.6%로 낮아져"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 여파로 내년도 전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 둔화할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OECD는 26일(현지시간) 펴낸 중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6%포인트(P) 내린 2.2%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OECD는 "러시아의 이유가 없고, 정당화할 수 없으며,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탄력을 잃었다"며 "세계, 특히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와 같이 0.6%P 내린 2.2%지만,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 전보다 1.3%P 낮은 0.3%다.
유럽연합(EU) 경제를 이끄는 독일이 입을 타격이 가장 커 보인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 등의 영향으로 독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7%로 지난 6월 전망치보다 2.4%P 낮아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 전보다 각각 0.8%P 낮아진 0.6%, 0.4%였고, EU를 떠난 영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로 지난 6월 전망치에서 변화가 없었다.
주요 2개국(G2) 모두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미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은 석 달 전보다 0.7%P 내린 0.5%, 중국은 0.2%P 하향한 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7%였던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5.5%, 내년 -4.5%로 전망했다.
전 세계 물가는 내년에도 오르겠지만, 각국의 통화 긴축 정책과 공급망 병목 현상 완화에 힘입어 올해보다 그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OECD는 올해 G20 회원국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8.2%로 제시하면서 내년에는 6.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 타결로 식품 가격은 나아지고 있다는 게 OECD의 분석이다.
이번 경제 전망은 앞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유럽의 에너지 시장이 받는 압력이 사라진다는 가정 아래 이뤄졌다.
즉,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거나, 전쟁이 커지거나,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지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 특히 유럽이 필요로하는 천연가스가 예상보다 훨씬 더 부족하다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OECD는 최악의 경우 유럽의 경제 성장률이 이번 전망치에서 1.25%P 낮아지고, 물가 상승률이 1.5%P 높아질 것으로 봤다.
OECD는 "가정과 기업에 에너지 비용 상승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취약 계층에 집중하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전쟁의 여파가 기후 변화 위기와 만나면 세계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제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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