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전 정부 사령관이 살해한 주민"…사령관 가족은 반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에서 집단으로 매장된 시신 16구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아프간 톨로뉴스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도시인 스핀볼다크에서 최근 이런 시신 유해가 발견됐다.
매장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유족과 주민은 철저한 조사와 범인 처벌을 요구했다.
유족 압둘 라힘은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며 "그런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우루즈간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 국호)와 국제사회에 이런 전쟁범죄에 대한 중립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탈레반과 전 정부 측 가족은 책임 공방을 벌였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해당 시신은 9년 전에 희생된 이들이라며 "그들은 당시 잔혹한 (전 정부) 사령관 압둘 라지크에 의해 체포된 마을 주민으로 살해된 후 묻혔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탈레반 대변인 빌랄 카리미는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라지크의 형제인 타딘 칸은 탈레반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AFP통신에 "이것(탈레반의 주장)은 우리 가족을 비방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탈레반 소탕 작전으로 이름 높았던 라지크는 2018년 10월 당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던 스콧 밀러와 만난 직후 경호원에 의해 사살됐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인권 상황 관련 유엔 특별 조사위원인 리처드 베넷은 트위터를 통해 추가 포렌식 조사와 관련해 유해가 훼손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지만 9ㆍ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이후 탈레반은 세력을 더욱 확장했고 작년 8월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인권 존중 등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소수 집단에 대한 탄압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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