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더욱 늘리기 위해 지열발전까지 손을 댔지만 기술적 난관을 겪고 있다.
스위스 에너지업체와 정부가 함께 세운 알파인 지열발전소(AGEPP)는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땅속 2천956m까지 시추해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물을 충분히 얻지 못해 일단 작업을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AGEPP는 스위스 보 주(州)의 온천 지대인 레뱅드라비 일대에 지열발전 시설을 조성해왔다. 지열발전은 땅속의 뜨거운 물을 지표 위까지 파이프로 연결하고 거기서 증기를 추출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AGEPP는 땅속 깊은 곳까지 파이프를 넣는 데까지 공정을 진행했지만 파이프로 들어오는 뜨거운 물의 유속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AGEPP는 이런 문제의 원인부터 분석하기로 했다. 다만 고산 지대의 단단한 암석층을 뚫어 3천m 가깝게 시추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척이라고 자평했다.
스위스가 지열발전까지 추진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비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스위스이지만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시장에 불어닥친 에너지 공급난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 생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스위스 연방정부 에너지사무소(SFOE) 등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에서 공급된 전력의 68%는 수력 발전으로, 11%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80%에 육박한 셈이다.
원자력은 18.5%를 차지하고 나머지 전력이 풍력과 석탄발전 등으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 글로벌 에너지 위기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스위스도 올겨울 에너지 수급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난방용 에너지는 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 비율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스위스 정부는 공공기관과 산업계 및 가정까지 가스 소비량을 자발적으로 줄이자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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